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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제목
    Social Value UK의 SROI 방법론
  • 등록일
    2019.01.16
  • 조회수
    3970

Social Value UK의 SROI 방법론

*** 본 칼럼은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연구진이 Social Value UK SROI 측정 방법론 교육과정에 참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며, 일부 내용은 Social Value UK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 또는 사회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SK그룹과 사회적가치연구원에서 사회적 기업의 사회 성과를 측정하고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Social Progress Credit)[1], SK 계열사의 사회 성과를 측정하는 DBL(Double bottom line)[2]이 진행중에 있다. 그리고 사회적 목적을 우선으로 하는 조직이 창출한 사회 성과를 측정하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성과지표(SVI, Social Value Index)[3]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은 우리사회가 범용화된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론을 공유하고 있지는 못하다.

해외에서도 영리기업을 대상으로 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지수(DJSI), ESG(환경,사회,지배구조)[4]를 기반으로 기업의 성과를 공개하는 기준인 GRI[5], 기업의 긍정적 영향을 측정한 GIIRS의 B Rating 등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사회적 가치 측정기관과 임팩트 투자기관들 간에 합의를 이루어 글로벌한 기준으로 통용되는 방법론은 아직 부재하다. 다만 미국의 비영리 민간재단인 REDF와 Jed Emerson이 처음으로 사용한 SROI(Social Return of Investment) 방법론과 글로벌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인 GIIN에서 사용하는 IMM(Impact Measurement and Management) 등이 현재로서는 가장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ROI는 투자금의 효율성 평가 및 신규투자 의사결정을 위한 Tool로서 순이익을 투자액으로 나누는 ROI[6] 방법론을 준용하여 분자에 사회성과(social Return)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존 재무적 성과(Return)인 “수익-비용” 측면에서의 성과가 아니라 사회적 성과(Social Return)를 고려하게 됨에 따라 재무적 성과와는 달리 다양한 성과 혹은 임팩트를 측정하기 위한 고유의 프로세스가 활용될 필요성이 있다. 이에 따라 사회적 가치 측정관련 비영리기관인 Social Value UK에서 측정방법론과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관련분야 연구자 및 실무자 등을 대상으로 SROI 측정 방법론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교육과정에 따르면 현재 SROI 방법론은 이해관계자의 참여, 변화의 이해, 변화에 대한 가치평가 등 7개 기본 원칙[7]을 준수하고 있으며, 필자가 분석한 SROI 방법론의 차별화된 특징으로는 목적에 부합되는 이해관계자 도출, 변화를 Outcome으로 정의, 가치평가의 용이성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1) 목적에 부합되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s) 도출

재무적 수익의 수혜자는 해당 투자를 수행한 조직으로 단일하다.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에게 재무적 수익은 소비자들이 지불한 금액들의 합인 매출액인 것이다[8]. 그러나 사회 성과의 경우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수혜자 집단으로 성과가 확장된다. 전과자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성과는 채용된 당사자에 지급한 급여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삶의 변화, 나아가 재범율 감소에 따른 사회적 비용 감소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SROI에서는 먼저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수혜자 모두를 나열해 보고 해당 사업(Activity)의 힙목적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한다. 해당 우선순위에 따라 SROI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범위와 측정산식을 결정한다. 전과자의 일자리 창출사업에서 기본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이해관계자는 전과자 본인과 그 가족, 채용 혹은 창업된 회사(법인), 해당 회사내 직원과 고객, 마지막으로 그 전과자가 속한 사회(Community) 등으로 구성되어질 수 있다. 만일 측정하고자 하는 사업의 목표가 재범율 감소가 아니라 전과자가 속한 가족의 삶의 변화에 있다면 전과자 본인과 그 가족들이 해당 사업목적에 직접적으로 부합되는 이해관계자로 도출될 수 있는 것이다.

2) 변화(Change)를 Outcome으로 정의

Output, Outcome, Impact에 대한 정의도 사회적 가치 측정분야에서 아직 모호하다. 논리모형에 따라 직접적인 변화(outcome)와 사회전반에 걸친 변화(impact) 등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명확하게 분류하기는 어렵다. 채용된 전과자 입장에서 나에게 주어진 output은 급여라고 정의될 수 있다[9] 그러나 outcome을 자신의 “삶의 질 제고”라고 한다면 삶의 질에 대한 정의와 합의도 필요하다. 무료 급식을 먹던 사람이 이제 패스트푸드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고 이것을 삶의 질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을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팩트의 경우도 명확한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전과자가 채용되지 못했기 때문에 범죄를 일으켰다는 직접적인 관계성 증명뿐만 아니라 그가 일으키지 않은 범죄에 의한 비용도 추정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ROI 방법론에서는 Impact가 아닌 outcome을 측정대상으로하며 前단계에서 도출된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변화(Change)로 지표개념을 정의한다. 그 결과 해당 outcome이 사회적 가치를 가지는지 여부, 혹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은 크지 않은 장점이 있다. 해당 outcome이 사회에 혜택과 피해를 주었는지의 윤리적 판단기준이기보다는 수혜자가 원하는 변화가 Outcome이며 이를 사회적 가치로 본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예시에서 측정대상인 전과자와 그 가족이 원하는 변화가 가족구성원의 자존감 회복이라고 한다면 해당 가족들이 자존감이 회복되었다고 느껴질 수 있는 행위나 사건(Events)들에 대한 측정 방법론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접근법은 각 사업이 가지는 고유목적이 다르고, 수혜자도 다르기 때문에 타 유사 사업(Activities) 및 조직의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가지기 어려우며, 서로 상이한 지표설정으로 타성과와의 비교가능성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3) 가치평가(Valuation)의 용이성

SROI에서는 투자금액 대비 사회성과를 비교함에 따라 각 Outcome 지표별로 성과 결과값을 화폐화하는 가치평가[10](Valuation)를 수행한다. Outcome 지표가 채용된 전과자의 급여액과 같이 화폐화 할 수 있는 계량적 지표 이외에도 자존감 회복이라는 비계량화된 지표이더라도 이를 계량화한 후 금액으로 환산해야 한다. 이에 따라 숫자에 민감한 이해관계자들의 경우 가치평가 과정에서 첨예한 논쟁이 벌어진다. 피평가기관은 측정된 사회적 가치의 금액이 과소평가되었다는 의견을, 반대로 평가기관 입장에서는 측정의 보수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평가결과를 도출하였기에 결과값에 대한 논란이 자주 발생한다. Social Value UK에서는 이러한 논쟁을 줄이기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인터뷰를 통해 Outcome 측정 지표와 산식을 합의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전년대비 개선된 성과 관리가 측정 및 평가의 목적임을 강조하여 측정 결과값인 절대금액 그 자체에 대한 이슈 제기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가치평가 결과값에 대한 크고 작은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논쟁의 주제를 화폐화에 따른 문제점 보다는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검토하고 관리하는 측면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상이 SROI 방법론이 다른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론 대비 차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Social Value UK의 SROI 방법론은 지난 수십년 동안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지표발굴 및 가치평가를 수행해 왔다. 측정 대상은 비영리단체의 자선사업이외에도 영리기업들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영국내에서도 전사회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방법론으로 활용되고 있지는 못해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SROI 방법론이 사회적 가치 측정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지동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천동설이 필요했다. 설령 현재 SROI 방법론이 개선의 여지가 많더라도 우리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고, 또 개선할 수 있다는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기본바탕을 마련한 의의가 있는 것이다. 지구가 돌던 하늘이 돌던 일단 누군가는 돌고 있다는 사실을 주장하지 않는다면 하늘이 도는지 지구가 돌고 있는지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If you can’t measure it, you can’t improve it, Peter Drucker”

<끝>

 

[1] SPC : 사회적 기업이 1년간 창출한 사회 성과를 측정하여 결과값에 비례한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프로젝트
[2] DBL : 기업의 재무제표상의 당기순이익을 Bottom line이라고 한다면 그전까지 고려하지 않았던 사회적 가치를 함께 고려한다는 의미로 사회적 편익에서 비용을 제외한 다른 한축을 포함함
[3] http://www.socialenterprise.or.kr/so_disclosure/social_value_check.do
[4] ESG :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
[5] GRI : Global Reporting initiative
[6] ROI=((amount gained - amount spent) / Amount Spent) * 100
[7] Social Value UK는 기본 원칙 및 측정 가이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http://www.socialvalueuk.org/, 및 https://socialvalueint.org/ 웹사이트에 공개 하고 있다.
[8] 순이익을 고려하고자 한다면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 혹은 단기순이익이라고 볼 수도 있다.
[9] 물론 해당 전과자가 급여를 받기 위한 목적이 아닌 자존감의 회복이 목적이었다면 output은 실제 회복된 자존감일 것이며, outcome은 급여일 수 있다.
[10] 각 지표별로 측정된 사회성과를 화폐단위로 변환하여 가치를 환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