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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칼럼

  • 제목
    공기업 사회적 가치 측정의 지향점
  • 등록일
    2018.10.21
  • 조회수
    207

최근 SK사회공헌위원회와 일부 공기업이 사회적가치 측정체계 및 지표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협력을 하고 있다. 몇 년간 SK가 사회적 가치 측정을 위해서 했던 고민, 조금 일찍 공부한 것, 사회적가치 측정의 교훈을 공기업과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은 공기업으로부터 배우려고 한다.

우리는 사회적 가치 실현이 숙제로 여겨지고 어느 날 갑자기 종결되어 버리지 않기 위해 세 가지 방향을 지향하기로 하였다. 첫째, 합의이다. 공기업 내부 구성원들이 우리 조직이 해결하는 사회문제와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측정지표와 기준값을 조직 내부에서 찾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관리부서가 측정지표를 정하고 실무진에 값을 기입하라고 서식을 내려보내는 방식으로 한다면 사회적가치 실현을 ‘갑자기 내려온, 더해진, 귀찮은 일’로 여기게 될 것이다. 측정체계와 지표를 찾아가는 과정부터 구성원들의 합의가 있어야 사회적 가치 실현의 결과에 대해서도 동의할 확률이 높다.

둘째, 자가측정이다. 출제자는 조직 밖에, 답변자는 조직 안에 있거나, 조직 내에서 출제자와 답변자가 분리되어 있으면 안 된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고 측정해야, 우리 조직의 어느 부분에서 사회적 편익과 비용이 발생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그래야 매년 사회적가치 실현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관리되어 올해와 내년의 변화를 비교할 수 있다. 매년 외부 업체에 의뢰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한 기업의 가치와 현실은 조직구성원이 가장 잘 안다.

셋째,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환산측정해 보는 것이다. 물론 완전한 방법은 아닐 수도 있다. 정서적 반감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사회적 가치 실현이 당연히 추가적인 비용이 드는 경영활동이므로 규범적 당위성만으로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공’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적 가치를 더 높여서 재무 가치와 함께 기업 가치(firm value)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기 위해서 사회적 가치를 재무 가치와 나란히 놓고 비즈니스에 반영할 기초 자료를 만드는 것이다. 재무 가치처럼 사회적 가치도 비용대비 효과를 계상할 수 있어야 기업의 생존에 도움이 되며 지속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 특정한 문제, 기준(목표)이 있는 평가가 아니라 그보다 ‘측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러한 방향성을 전제로 하여 영리기업과 공기업이 협력한지 고작 4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조금씩 그 시너지 효과가 관찰된다. 토지주택공사는 경영평가 지표에 얽매이지 않고, 누가 봐도 토지주택공사의 것임을 알 수 있는, 정체성 분명한 사회적 가치 비전 체계를 수립하였다. 수자원공사는 내부에서 6개월간 공부한 결과를 바탕으로, 물을 테마로 한 8개의 서브 가치를 찾고 기존의 비계량지표에서 화폐화 가능한 지표를 추려내고 있다. 가스공사는 천연가스사업의 value chain별로 사회성과를 측정하여 SK E&S나 SK 이노베이션의 측정 모델과 비교하려고 한다. 도로공사와 철도공사는 지역본부와의 긴밀한 협력과 합의를 끌어내야 사회적 가치 실현의 지속성과 전 국토적 확산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SK는 금융안정성 측정 지표를 공부하고 있고, 공사는 사회적 가치 관련 지식을 학습하고 있다.

이제 막 시작된 변화들이다.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측정하는 시도가 보편화되고 원리나 규칙이 되려면 20-30년 이상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영리기업과 공기업이 존재론적 목적이 다르지만 사회적 가치 측정을 위해 함께 연구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종업계, 이종조직들이 협력하여 보다 더 좋은 측정체계와 방법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한 두 조직의 패기나 열정으로 될 일도 아니다. 뿐만 아니라 측정이 첫 단계라면 그 다음은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그 비즈니스 모델로 더 혁신적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측정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인간의 역사가 이성과 감성의 시대를 번복하며 발전해 왔듯이 어느 날 사회적 가치에 대한 열망이 식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고민을 하고 설익은 것도 내놓아야 더 슬기로운 지식들이 더해져 사회가 발전할 것이다. 그러니 사회적 가치 실현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기관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논쟁하면서 성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