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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제목
    청년 일자리 문제의 유일한 대책, 창업
  • 등록일
    2018.12.11
  • 조회수
    1138

8.5%. 2018년 10월 현재 청년실업률이다. 그다지 높지 않은 수치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여기에는 잠재실업자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청년, 공무원시험 준비하는 수험생, 취업을 포기한 백수는 잠재실업자이다. 이들을 모두 포함하면 청년 3~4명 중 1명은 실업 상태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청년이 양질의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 질이 낮은 단기 일자리에 머물러 있다. 공공기관 임시직이나 중소기업 계약직인 것이다. 그렇다 보니 청년 44만명이 노량진에서 제로섬게임인 공무원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질 낮은 단기 일자리와 잠재실업자 사이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 현재 청년 일자리 상황이다.
 
많은 청년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다 보니 결혼, 출산, 육아와 같은 일상이 영위되지 못하고 있다. 다양화되는 사회에서 모든 청년에게 일률적 생활을 기대할 수 없겠지만, 다수의 청년이 원하는 일상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내수가 침체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요즈음 청년 세대에서 남녀가 서로를 비난하고 조롱하며 젠더 대결을 벌이는 근본적 원인 역시 일자리이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대학에 진학한 ‘스펙 세대’가 진학과 취업을 위해 10여 년을 스펙 쌓기에 몰두했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무력감을 느끼면서 이성에 대한 공격으로 자신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일자리가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젠더 문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것이다. 
 
정부에서도 최근 계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고용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투자 활성화 방안과 일자리 지원 방안을 발표하였다***. 그중 청년층에게 해당되는 일자리 지원 방안을 살펴보면, 크게 맞춤형 일자리 기회 제공(5.9만개), 직업훈련 지원(3.5만명) 등이다. 고용 상황이 급박한 만큼 정부의 적극적 재정 투입은 타당하다. 그러나 이같이 급작스럽게 만들어진 일자리는 예산 낭비이고 청년에게 또 다른 희망고문일 뿐이다. 일례로 한전전력기술에서는 직장체험형 단기인턴으로 이틀짜리 단기일자리 130명을 선발하고 있다. 이들이 선발되어서 하는 일은 인터넷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회사와 사업 소개를 듣고 일당8만원을 받는 것뿐이다. 모집 공고에도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이는 채용과 관련된 어떠한 우대도 없다. 즉,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근로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일자리는 정부가 아닌 민간, 즉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여력이 없다면 새로운 기업을 창업해야 한다. 이것만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청년은 시장에서 충족되지 못하는 수요와 사회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파악해서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는 더 이상 취업률에 매달리지 말고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가르치고 청년이 스스로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줘야 한다. 정부는 혁신적 아이디어와 우수한 실행력만으로도 기업을 창업하고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자본, 공간, 사람, 기술, 서비스 등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실패하더라도 개인에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청년의 직업 1순위가 공무원인 사회는 미래가 없다. 이것은 공공서비스를 강화해야 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청년의 직업 1순위는 기업가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사회에 활기가 생긴다. 우리는 청년에게 창업을 장려해야 한다. 어떻게 장려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 한가지는 많은 스타 기업인이 나오는 것이다. 청년에게 아이돌과 같은 스타 기업인을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 K-Pop이 현재의 위상에 오르게 된 계기는 H.O.T를 시작으로 한 아이돌의 탄생이었다. 그들을 동경하며 수많은 청소년이 아이돌을 꿈꾸었고, 그 결과 세계적 아이돌 강국이 된 것이다. 반면에 그동안 우리가 청년에게 보여주었던 스타 기업인은 누구인가? 만약 우리가 방탄소년단과 같은 스타 기업인을 보여줄 수 있다면, 수많은 청년이 기업가를 꿈꾸며 창업하지 않을까?
 
내년도 예산 중 일자리 예산만 약 23조원이다. 역대 최대 규모이다. 그만큼 일자리 문제가 어렵고 중요하다는 뜻이다. 다만 급하고 힘든 때일수록 정부는 마중물과 같은 재정을 집행해야 한다.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청년 일자리 지원이 아니라, 동업자의 심정으로 꼭 필요한 곳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리하여 하루빨리 엘론 머스크,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닐 블루벤탈이 아니라 김철수, 이영희, 홍길동을 자랑스러워 하게 될 날을 기대한다. 우리 젊은이들 각자 자신의 이름을 대입해 보는 것이다. 

 

* 김향덕, 이대중 (2018). 공무원시험준비생 규모 추정 및 실태에 관한 연구, 「현대사회와 행정」. 28권 1호, 49-70.
** 중앙일보 (2018, 12, 7). ‘한남’에 폭발한 그들, 그뒤엔 2000년대 학번 취업좌절. 12면.
*** 관계부처 합동 (2018, 10, 24). 최근 고용·경제 상황에 따른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 방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