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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제목
    사회 난제 고민하는 젊은이들,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
  • 등록일
    2018.12.04
  • 조회수
    1150

재일교포 3세인 일본 미슬토의 손태장 대표는 사회 난제를 고민하는 외로운 미치광이를 찾아 지금까지 11개국 120개 스타트업에 2,000억 원을 투자했다(조선비즈, 2018, [Interview] ‘이코노미조선 글로벌 콘퍼런스기조 강연자 손태장 미슬토 회장, 108일자)”.

 

일본 미슬토의 손태장 대표는 사회 난제를 고민하는 이른바, “외로운 미치광이를 찾아 투자해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외로운 미치광이들은 누구일까? 그리고, 지금 이 시대에 왜 그들이 필요할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현재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대상들을 펼쳐놓고, 그들이 각각 어떻게 다른 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2015년부터 사회적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측정하고, 현금으로 보상해 주는 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최근 들어서는 공공기관을 비롯하여 영리기업을 대표하는 SK 관계사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 공공기관, 영리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는 있지만, 이들의 존재 이유와 목적이 각기 다름을 고려해야 한다.

 

공공기관은 공익 실현을 위해 존재하므로 어쩌면, 그들이 하는 모든 사업에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인식된다. 반면, 영리기업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존재하므로 사회적 가치와는 가장 거리가 먼 조직으로 인식된다. 영리기업에 과연 측정할 만한 사회적 가치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사회적 기업은 공공기관과 영리기업의 속성을 융합한 조직으로 사회문제 해결과 이윤 극대화를 동시에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 추구경제적 가치 추구를 양 극단으로 하는 화살표를 그려보면, 공공기관은 가장 왼쪽, 영리기업은 가장 오른쪽, 사회적 기업은 정 중앙에 위치한다. 이러한 조직 속성을 고려하여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야 한다.

 

그런데,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조직이 공공기관, 사회적 기업, 영리기업에 한정될까? 위의 화살표를 다시 상상해 보자.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추구의 정도를 수치로 표현할 때, 사회적 기업은 두 가치를 50 50 추구한다 할 수 있다. 공공기관은 사회적 가치를 100, 영리기업은 경제적 가치를 100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사회적 기업과 영리기업 사이에 존재하는 조직은 없을까? 영리기업에 가깝기는 하지만,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사회적 가치가 내재된 경우도 존재한다. 기업가 스스로도 자신의 조직에 사회적 가치가 있음을 인지하지 못 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특정 기술()을 개발했지만, 그 기술이 많은 사람들의 신체적, 심리적 건강 수준을 높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기업들은 사회적 가치(SV)<경제적 가치(EV)’의 관계가 성립된다. 명백한 소셜 미션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이러한 기업들이 많아지는 것이 필요하다. 왜일까?

 

점차 복잡해지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에 사회문제를 해결하던 공공기관을 비롯한 정부 조직이나 사회적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공기관과 사회적 기업 사이에 경제적 가치(EV)<사회적 가치(SV)'의 관계를 보이는 비영리조직(NPO)도 존재하지만, 재정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 역시 한계가 있다. 따라서 다양한 조직들이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점차 심화되고 있는 사회문제를 줄이기 위해 사회문제 해결의 동기를 가진 사회적 기업과 더불어, 사회문제 해결의 동기는 지금 당장 없지만, 그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는 기업들을 끌어들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서 후자에 해당하는 기업들을 사회적 기업과 영리기업 사이에 존재하는, ‘SV<EV'의 관계가 성립하는 조직으로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나 ‘SV<EV'의 관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조직은 창업 초기 단계의 기업일 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아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므로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외부 인센티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자신의 기업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외부로부터 더 많은 투자금을 유치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가치가 잠재되어 있는 이러한 조직들을 잘 활용하여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회문제를 줄이고, 그러한 기업들이 계속해서 증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줘야 한다.

 

‘SV<EV'의 관계를 보이는 조직들은 사회시스템에 의해 얼마든지 사회적 기업화혹은 영리기업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숨어있는 사회적 가치를 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그들은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회적 기업보다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더 큰 임팩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속성들을 반영하여 우리는 ‘SV<EV'의 관계를 가진 조직들을 가칭 임팩트 스타트업이라 부르려 한다. 물론, 다른 형태의 젊은 기업들도 있을 수 있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그들의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그들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에 얼마만큼 보상할 것인가이다.

 

우리가 정의하는 임팩트 스타트업(가칭)의 속성이 사회적 기업과는 다르므로 기존에 사회적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험했던 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젝트의 원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명백한 소셜 미션을 가지는 사회적 기업의 경우,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전년에 비해 올 해, 증가한 사회적 가치, , 지속적으로 창출한 사회적 가치(증분)를 계산하여 보상한다. 반면, ‘SV<EV'의 관계를 보이는 조직의 경우, 사회적 가치 측정의 목적이 사회적 가치의 규모를 확대시키는 것에 있어야 할 것이다. 잠재되어 있던 사회적 가치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이 때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사회적 가치를 확대시키는 것에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업 초기 단계의 경우, 아직 매출액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으므로 그들의 미래가치와 사회를 변화시킬 임팩트까지 인정하여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가치 확대가 기업 가치 증가로 이어지는 지점을 찾아 사회적 가치 총량의 일정 비율을 보상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안정되면, 사회적 기업, 임팩트 스타트업(가칭), 영리 기업들이 가치 확대를 위해 서로의 모델을 벤치마킹하려 할 것이고, 더 큰 사회 변화를 촉진할 것이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들의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여기에 사회 난제를 고민한 흔적 혹은 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외로운 미치광이들도 대거 참여할 수 있도록 그들을 어떻게 유인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착한 일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사회 난제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보다 더 많아질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지금 우리가 고민하는 가장 큰 숙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