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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칼럼

  • 제목
    Social Enterprise World Forum을 다녀와서
  • 등록일
    2018.10.04
  • 조회수
    66

지난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Social Enterprise World Forum(SEWF)”이 개최되었다. 2008년 에든버러에서 첫번째 포럼이 시작된 이래, 세계 최대 사회적 기업 포럼으로 성장하며 10년만에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새로운 10년을 준비하자는 주제(Inspiring a new decade of impact)’를 가지고 사회적 기업가를 비롯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함께 모여 축제와 같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번 포럼에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이제 더 이상 사회적 기업은 어느 특정 국가에서의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유럽을 비롯하여 아시아에서도 사회적 기업은 익숙한 기업 형태가 되었고, 심지어 개발원조에 익숙한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었다. 지금 현재 사회적 기업의 고민은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고 비즈니스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었다. 이에 대해 뉴질랜드에서는 소비자가 손쉽게 사회적 기업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CoGo"라는 휴대폰 앱을 개발하였고, 캐나다에서는 "Buy Social"이라는 인증제도를 활용한 사례를 소개하였다.

 

하지만 더 큰 고민은 사회적 기업의 미션인 ‘Social Impact’를 어떻게 더욱 제고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포럼에서는 크게 두 가지 방안이 제시되었다. 첫번째는 일반기업과 국제기구와의 협력이다. 현재 일반기업은 미래시장에서 신사업을 발굴하거나 새로운 Value Chain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 기업과의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국적 소비재기업인 존슨앤드존슨의 경우 자사 제품의 대상을 소비자에 한정 짓지 않고 그들의 가족과 잠재고객까지 확대하고 있는데, 이때 협력사로서 사회적 기업 제품을 구매하거나 새로운 Value Chain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제기구 역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해 민간으로부터 부족한 재원, 기술, 인력 등을 확보하고 개도국의 지역개발을 위해서 사회적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두번째는 기술과의 접목이다. 사회적 기업은 적정기술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고 이것이 더 큰 Social Impact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면 캐나다의 “Solar Ear”에서는 전기가 공급되기 어려운 지역의 청각장애인을 위해서 태양광 보청기를 개발하여 그들의 삶을 개선하였고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시장과 소비자를 창출하였다. 또한 에티오피아의 “Whiz Kids Workshop”에서는 교육용 애니메이션 컨텐츠를 제작하여 교육 서비스가 닿지 못하는 지역의 아동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다양한 주제와 연령대에 맞는 컨텐츠로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SWEF에서 각국의 사회적 기업 동향을 보면서 한국 사회적 기업이 가지고 있는 현황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런 사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 틀지리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오히려 한국 사회적 기업이 외부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존하려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투철하고 높은 수준의 Value Chain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여겨졌다. 사회적 기업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방식도 영향(impact) 위주의 단순 계량적 지표에 머물러 있어 성과(outcome)를 화폐단위로 측정하고 기업가치에 반영하려는 우리의 작업과는 대조를 이루었다. 이는 한국 사회적 기업가나 이해관계자가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될 만한 점이다.

 

그러나 한국 대표로서 사회적 기업이나 관련 인사들의 참석이 저조하여 우리의 이러한 강점을 소개하고 세계 각국의 관계자와 네트워크를 쌓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한국과 달리 타이완은 사회적 기업가뿐만 아니라 국회, 정부, 학계, 컨설팅회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하여 적극적으로 자국의 목소리를 내고 SEWF에서 아시아의 주류 국가로 떠올랐다. SEWF에 더 많은 우리 사회적 기업이 참가하여 세계의 여러 사회적 기업과 서로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많은 준비와 지원이 있어야 하겠다. 내년 SEWF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