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구원 칼럼

  • 제목
    사회적 가치의 조작적 정의 필요성
  • 등록일
    2018.10.01
  • 조회수
    282

  “oo공사 사회적 가치 실현 실행과제 추진”, “S사 친환경 플라스틱 생태계 조성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 “시민사회 주도로 임팩트 투자 생태계 키울 사회가치연대기금 추진” 등 최근 사회적 가치와 관련 언론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기사들이다. 제1섹터인 정부뿐만 아니라 2섹터의 기업, 3섹터의 시민사회까지 모두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고 한다. 이는 문재인 정부출범에 따른 정책적 영향에 국한되지 않고,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3.0으로 대변되는 현 경제체제의 불완전성을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일 것이다. 영국의 철도 민영화는 비용관리 측면으로 적자노선을 폐지하였고 이는 빈부격차에 따른 교통 접근권의 불평등을 야기하였다. 기업의 이윤추구 및 원가절감은 여러 이해관계자 중 영향력이 가장 약한 사회의 이윤을 삭감하였다. 기업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금전적 손실을 협력업체로 전가하는 일이 발생하였으며, 법에 의한 규제만큼만 환경오염을 절감하는 등 사회에 미치는 약영향에 대해서는 미온적이었다. 이러한 기업들의 태도는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곧 영업손실로 다가왔다. 시민사회에서도 기부금의 모집 및 사용이 한계치에 다다르면서 사회적 기업 창업 등을 활용하여 영리기업적 접근을 시도하게 되었고, 자신들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증명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렇듯 전 섹터 모두가 집중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는 무엇일까?

  그린피스와 같은 환경단체의 경우 환경문제가 최우선 가치일 것이다. 이들에게 저소득층의 불평등은 본인들의 미션이 아니다. 복지재단의 경우 취약계층의 복지에 집중하며 환경문제는 다소 순위가 밀리게 된다. 그렇다면 환경적 이슈와 계층불평등 이슈간의 사회적 가치 경중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혹은 사회적 가치가 있다,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영리기업에게 사회적 가치란 또 무엇인가? 환경적 이슈 혹은 계층간 불평등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비용을 추가로 투입하고 이에 따라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오른다면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영리기업은 사회적 가치 추구를 위해 손해를 보면서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인가? 제1섹터의 정부와 공공기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정책 혹은 공공기관의 경우 음의 외부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용적 손실을 감수한다. 저소득층에게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손해를 보고 있다면 이러한 손실는 결국 세금 혹은 일반인이 추가로 부담한 비용으로 충당된다. 이러한 손해를 사회적 가치로 인정한다면 언제까지 그 손실은 계속되어야 하는 것인가?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으로 해당 손해를 줄여 일반인들이 추가로 부담한 비용을 줄여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 각 조직들은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정의하여야 하는 것일까?

  아쉽게도 현재까지 우리사회에서 사회적 가치의 정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 사회적가치기본법 및 UN의 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 지속가능개발 목표)의 정의를 준용하고 있으나 아직은 범용적이며 추상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년실업 문제를 봐도 정부와 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다. 공무원 수 증가는 세수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이고, 기업의 일자리는 기업활동 중 당연한 결과이며, 이를 강제하는 것 또한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은 결국 사회적 가치에 대한 전사회적 합의가 없는 것에서 기인한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논란은 윤리적, 철학적 판단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내 장애우를 위한 시설의 경우 공리주의적 관점에서만 보면 일반인 다수에게 비용이 전가됨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오히려 그들에게 다른 비용효율적 교통수단을 제공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등주의적 관점에서 본다면 취약계층에게도 지하철을 이용할 권리가 있으며 그들을 위한 시설이 마련되는 것이 옳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는 인류 역사상 수천년 동안 이어져 왔다. 그렇다면 사회적 가치에 대한 합의는 불가능한 것일까? 

  사회적 가치의 정의에 대한 합의는 분명 철학적 논쟁과 유사하게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고 현시점에서 사회적 가치를 관념적 용어로만 남겨둘 수는 없다. 분명 우리사회에 해결해야 할 문제는 현재진행형이고 경제체제가 변화해야 하는 당위성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결국 현시점에서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선의 정의는 아니더라도 차선책으로 각 조직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스스로 정의하고 이에 대한 관리를 수행하여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각 조직이 축적한 데이터를 공론화하고 전사회적으로 논의하여 구성원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정의에 합의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각 조직들이 추구해야 할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해지며, 우리 경제체제가 개선해야 할 방향성이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각 조직별 사회적 가치의 조작적 정의가 필요한 이유다. <끝>